본문 바로가기
경험과 정보들/특별한 경험

스트레스성 탈모, 완치 후기 - 1년 동안의 과정(장문, 사진 주의)

by 쭌스파 2023. 3. 8.

※ 관련 정보 및 간단 내용은 가장 아래에 정리하였습니다~
 
요즘 시대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래서 더욱 재밌는 일도 많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재밌지 않은 일이 발생해 버렸다. 항상 많은 머리수로 인해서 한 번도 고민해보지 못했던 경험. 외할아버지의 대머리를 보면서도 난 아니야 했다가 다가오게 된 탈모. 갑작스레 못하게 탈모가 발생하게 되었다.

시기는 2019년 9월. 결혼을 위해 끝을 향해 달려가던 시점에, 사랑과 전쟁에 버금가던 전쟁을 하던 우리 (지금은) 부부. 서로에게 많은 상처와 슬픔을 주었던 그 시기에, 그분이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오셨다. 시작이 너무나 미약해서, 신경도 안 썼다.
 

19.09.22. 이 때까지만 해도 금방 나을 줄 알고 신경도 안 썼다.

아니 머리숱이 저렇게 많은 내가 머리가 빠진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가볍게 여기고 곧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겼다. 그런데.... 결혼 준비의 스트레스는 엄청났던 것 같다.

19.11.06. 결혼식은 한 달 정도 남았는데...커졌다.

갑자기 눈에 보일 만큼이 되어 버렸다. 단골로 가는 미용실에서도 너무 심해졌는데 병원 가보는 거 어떠냐고 추천을 했다.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 나 또한 겁먹기 시작했고 결국 병원을 가게 되었다. 
병원을 찾아봤다. 탈모는 피부과 관리임을 확인했다. 비뇨기과이기도 하고 피부과이기도 한 곳이었다. 원장님은 "어디 봅시다" 하시더니 머리를 쏴악 넘겨보신다. "피부염이랑 같이 스트레스성 탈모가 왔네. 무슨 일 있어요?"
물어보시길래 결혼식 준비가 힘들다고 말씀드렸다. 원래 그런 거라며 금방 낫는다고 주사 맞자고 하신다. 저 다가온 탈모보다 더한 스트레스라.. 혼자 생각만 많아졌었다.
이윽고 처치실로 이동하였다. 처음 보는 총이 있었다. 거기에 주사기가 꽂혀있었고, 그게 내 머리를 때릴 거 같았다. 그러면서 간호사는 내 머리를 알코올로 닦고 있었으니... 역시 처음만 무서워하며 마인드컨트롤 했는데... 긴장되었나 보다. 시작하였다. 마치 벌이 머리를 계속 쏘고 있는 그런 기분이었다. 바늘이 들어왔으면 피를 뽑든 주사를 놓든 하는 게 이치인데 뺐다 꽂았다의 반복.... 그리고 마무리는 알코올로 닦기... 나의 탈모 치료 첫 경험은 그렇게 끝났다

그렇게 3개월을 2주에 한 번씩 갔는데... 자꾸만 커져갔다. 이게 거지 같은 게, 스트레스성 탈모인데 볼 때마다 저게 또 스트레스다. 저걸 치료하는 건 주사기 꽂은 따발총이나 직접 넣는 게 다다.

어느덧 자리 잡은 500원짜리. 병원을 믿었는데, 500원이 안착되었네?

믿었던 병원에서의 치료는, 위와 같이 크게 효과 없었다. 여기저기서 나의 스트레스성 탈모를 보고 약을 바르라는 둥, 주사 맞으면 낫는다는 둥... 다 해도 안 나았다. 결혼을 뚫린 채로 할 수 없는데...(결국 잘 가리고 하긴 했지만..)
그러다가 여자 친구(현 안주인님)의 소개로 다니게 된 한의원에 가게 되었다.
 
결혼 전에 써 놓은 글에 나의 심정이 아주 잘 대변되어 있다. 
' 이 지긋지긋한 스트레스성 탈모. 지금도 진행 중. 하지만 다행인 건, 희망이 보인다?'
 
결국 저 상태로, 결혼식 마치고 신혼여행도 다녀왔다(찍었던 동영상에는, 몰디브 개인 풀장에서 물속에서 놀다가 딱 나왔는데 머리가 반짝 거리는 영상을 소장하고 있다. 이제는 추억이라 ㅎㅎ)

결국 차도가 없어 12월 말부터 한의원으로 바꿨다. 
이 한의원을 다니기로 결심한 건... 상담하며 느꼈던 부분 때문이었다. 스트레스성 탈모인데 좋아진다 혹은 괜찮아진다...
진료하고 끝이었다. 그리고는 나아지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단순했다. 스트레스성이니,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나,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제일 좋은 건데... 그러한 이야기는 아예 없었다. 그저 따발총 주사의 반복이었으니.
한의원에서 상담하면서 제일 먼저 이야기하셨던 건, 어느 부분이 스트레스인지였고, 그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의사 선생님도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시며, 서로 스트레스 안 받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상담하며 약간의 힐링도 되며 탈모치료 여기서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무시할 수 없는 건 약값이다. 한약은 알다시피 부르는 게 값이다. 스트레스 감소와 더불어 면역력 개선을 해야 하므로 기본이 30만 원부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때의 스트레스는 30만 원 정도는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20년 01월 01일 방문. 침을 맞으며 빨개졌는데, 조그맣게 머리털이 나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약을 지으기로 한 후 침을 맞는데... 한의원에는 사혈의 과정이 있다. 죽은 피를 빼는 과정. 첫날 진행하는데 나도 깜짝 놀랐다. 갑자기 피가 머리를 타고 뚝뚝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참고로 한의원은 목 디스크 관리 때문에 종종 가는데... 피가 타고 흐르는 건 처음이었다)
많이 안 좋았던 게 분명하다. 그리고는 일주일에 1~2회씩 계속 침치료를 받으며 다녔다. 중간과정은 아래에.....

1월 중순. 새싹들이 자라나는 게 보인다. 흰 머리는 정말 강하던데 뭐냐 넌 ㅡ_ㅡ;
1월말. 2주 간격이지만 조금씩 채워지고 있다(고 느껴지던 순간. 눈에 보이지 않아도 보인다 내 눈엔 ㅎ)

재밌던 건, 흰머리는 강하더라. 아주 강해 ㅡ.ㅡ

20.02.08. 침 맞은 곳에서 피가 나지만 머리카락이 조금씩 보인다 보여
이미 500원 따위야 하는 크기의 탈모

사진을 저렇게만 보면 희망이 없어 보인다. 500원보다 더 크게 되었으니 그렇게 보일만도 하다. 그래서 최근 사진을 확대하였다.

이 상황이 되니까 흰 머리도 아까워서 못 뽑게 된다...대머리 안 놀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의 새싹이 자라나는 것처럼, 아주 조금씩 새싹들이 피어나고 있다. 그나마 희망이 보인다. 다만, 약도 다 먹었고, 금액이 금액인지라 와이프랑도 상의를 해야 하고, 그 와중에 회사에서 부서이동 관련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운동 시작했다. 물론 내 몸이 진짜 저질임을 깨닫는 순간 약간의 열이 올라오는 거 같았으나, 인정할 건 인정하고 생각의 안정을 위해 노력 중이다.

스트레스성 탈모는 순간 훅 찾아왔다. 난 괜찮을 줄 알았는데, 괜찮지 않았던 게 핵심이었다. 병원은 엄청 많고, 의사 선생님마다 다 다르다. 다만, 날 조금 더 이해해 주고 근본적인 원인을 캐치하는 병원이 더 좋은 병원 같다. 
 
침 맞을 때는 지속적으로 따끔따끔 아프다. 단 하나, 그래도 머리는 나야지 하면서 계속 맞을 뿐이다. 아래 사진은 침 맞은 날 침 맞고 나서 사진을 하나 찍었고, 집에 와서 상태를 보려고 하나 찍었다. 2월 13일 버전이라 생각하면 된다.
침 맞을 때 속으로 하나하나 개수 세다가 아파서 까먹었는데, 대략 봐도 20개가 넘었다.
그리고 침을 맞지 않은 곳도 빨갛게 보이는데, 여기는 사혈이라고 피를 뺀 자리이다. 저렇게 15~20분이 지나면 침을 다 빼고 알코올솜으로 닦아주는데, 혹시나 하고 집에 와서 찍어봤더니 역시나..... 스트레스가 제일 중요하다. 잊을 무언가를 찾자.

20.02.13. 침 맞을 때...엎어져서 찍을 생각을 했다는 것도 참 웃기다.
20.02.13. 침 맞고 난 후...피가 났던 흔적들만 남았다.

 
20년 2월까지만 해도 솔직히 희망이 많이 보이진 않았었다. 나아지겠죠 하면서 잘 가려졌는지 보고, 좋아지겠죠 하면서,
바람이 불 때마다 자연스레 머리가 날리는 지를 보게 되는 순간들이었다. 그런데 조금씩, 아주 조금씩 희망이 보였다.

20.03.14. 희망이 보이니 더 열심히 다닐 수 밖에 없었다. 피부염은 덤. 지루성 두피염이 비듬을 만들어낸다 ㅠ
20.04.04. 와 이젠 제법 머리가 났다.

계속해서 머리를 쪼으는(?) 고문을 해가며 치료를 받았다. 그 와중에 보이는 흰머리... 얘는 탈모도 비껴가는 놈들이었다. 처음 알았다. 스트레스성 탈모가 흰머리 못 이긴다.

20.04.25. 확실하게 모공에서부터 자라나는 풀들이 보인다

살색이 그대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검은색 새싹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와 치료되는구나. 나 대머리 안되는구나 생각하며 더더욱이 열심히 병원 다녔다. 그리고 지금...

20.09.22. 완벽하게 치료됨. 위치는 기억하지만 빈 곳이 없음.

5개월 이후 완전하게 자리 잡았다. 본능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알다 보니 같은 곳을 찍게 되었다. 머리숱이 원상 복귀되니 새치염색도 하고.. 보이는 사진 속에서 갈색으로 보이는 놈들이 탈모 속에 자리 잡았던 흰머리들이다
(머리카락이 굵어서 염색도 잘 안됨)

겪어보니 탈모인들의 스트레스를 알게 되었고, 더는 놀릴 수도 없겠다는 생각도 드는 귀한 경험이었다. 진성 탈모인들은 약을 통해 조절하는 것 밖에 없다고 들었다. 재밌는 건, 그 진성 탈모인들 중 흡연자 비율이 높다는 것...

스트레스성 탈모는 결국 근간이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있는 게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스트레스는 있지만,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신 우리 아버지들. 힘내세요. 다 같은 처지이고 다 같은 상황입니다 ^_^;
 

<간단 정리>

1. 탈모 기간 : 대략 1년. 
2. 탈모 사유 : 결혼 준비 때 의견 차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3. 치료 방법
 - 피부과 스테로이드계 주사 3개월(스트레스는 그대로라 더 커짐)
 - 한의원 침 + 한약 치료 4개월(상담 후 치료 시작하고 머리 자라남)
4.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치료 근본 방법
 - 스트레스성 탈모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제거가 제일 좋습니다.
   (물론 힘들기 때문에 상담을 통해 저도 많이 좋아졌어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