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와 연애 시절 함께 했던, 그리고 지금은 힘든 그런 경험이라고 생각되는 추억이에요.
그건 바로 콘서트. 내 인생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콘서트를 처음 경험하게 해 준 게 와이프였고, 그 큰돈을 들여서 같이 간 것도 와이프였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 큰 손을 감당하는 사람이 바로 내가 되었고요. 네. 생활고로 허덕이고 있다는 말입니다 ㅎㅎ
그래도, 비록 이전 대비 지출이 늘었어도 와이프를 만나며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무작정 돈을 모으기만 하는 것도 재미없고 지치는 삶인 것을 알게 해주기도 했고, 돈이 없으면 얼마나 힘들게 살게 되는지도 알려주기도 했고...ㅎㅎㅎ 집 있고 차 있으니 기본 준비는 다 끝났지만, 이로 인해 아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거 같아 조금은 더 노력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구글 애드센스도 제발 좀 승인 났으면 좋겠어요 진짜~!
흠뻑쇼 설명하기 전에, 올나잇스탠드 사진 몇 장 같이 공유드리고 시작할게요. 올나잇스탠드는 17년 12월 31일 23시 48분에 시작해서 18년 1월 1일 5시에 끝났던, 광란의 밤을 보냈던 시간인데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레퍼토리가 비슷해요. 그래서 그때 왔던 게스트 사진들, 그리고 공연 분위기 사진만 잠시 편집했어요.
이미 입장에서부터 어마어마하게 큰 싸이의 풍선 인형과, 포토존이 눈앞에 보이고 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너무 아쉽기에 또 이런 거 좋아하는 저는 한 장 촬영합니다. 부끄럽고 그런 거 없어요 즐거우면 장땡이에요 ㅎ
솔직히 걱정은 많이 되었었죠. 밤 11시 48분에 시작하는 콘서트에서 내가 멀쩡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새벽 되면 피곤해서 졸리진 않을까... 당시의 30대 중반에 접어든 제 체력보다 20대 후반인 전 여자친구 체력이 훨씬 빨리 소모되는 것을 본 하루였습니다. 전 말짱했어요 더 놀고 싶었지만, 싸이 형이 첫 차 타고 집에 가라고 하더라고요...
이때의 게스트는 정말 화려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미친 듯이 뛰었던 것만 기억납니다. 말만 하고 안 뛰어놀고 그런 거 아니었어요. 아래 사진 보시면 아실 거예요. 양말이 사망(?) 하셨습니다.
- 18년 8월 10일에 쓴 글 -
18년 8월 5일은 정말 신나게 뛰어놀았던 날이었어요. 그리고 이제는 그만 가야겠다고 생각 또한 하게 되었던 싸이 콘서트에 다녀왔어요. 먼저 시작은 사내 어학 수업 시간에 입장하지 않은 채 진행하였던 티켓팅이었어요. 열심히 노력했는데 결국 티켓팅을 실패했었거든요.
그리고 금/토에만 한정되어 있던 일정이 하루가 추가되면서 다시 한번 열심히 티켓팅을 했던 그다음 날이에요. 시간의 순서대로 나열해 보자면,
- 6월 18일 싸이 콘서트 티켓 오픈, 천안에서 가까운 서울 토요일 티켓을 무진장 클릭
- 최대한 빨리 잡으려 했던 번호에서 첫 번째 실패, 다수의 접속자가 접속하고 있음을 깜박함.
- 새로 고침 누를 때마다 사라지는 자리들. 5G도 못 따라가는 LTE급 인터넷 연결 속도로는 어림없음
- 일 안 하고 계속 티켓팅해서 4000번대 두 장을 획득. 하지만 번호가 너무 뒤였음.
- '카톡' 여자친구의 문자, 다음날 하루 더 오픈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오픈 일자는 다음 날임을 확인.
- 다음 날 동일 시간, 12시부터 미친 듯이 티켓팅하였다. 300번대 연석으로 2장 get
(앞서 4000번대는 취소하였다. 필요가 없어졌으니)
이렇게 힘들게 수업을 포기(?) 해가며 얻은 흠뻑쇼 티켓은 7월 21일경 아파트 경비실로 등기로 배송되었어요. 흠뻑쇼는 인터파크에서 티켓팅이 되었었고, 10분 만에 연석 잡는 건 힘들었어요. 기존에 걸린 좌석들조차 예매가 걸려 티켓팅이 말도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죠.
티켓팅을 성공하고 나니, 여자친구도 신이 나셔서 이것저것 사기 시작했어요. 코드가 블루이다 보니, 파란색 바지를 샀고, 물이 잘 빠지는 신발과 나시를 준비했어요.
모르는 새에 콘서트 장소인 잠실체육관 근처의 호텔까지도 이미 예약 완료 되어있었어요. 준비성이 저보다 철저했(다고 믿었었)죠. 결혼 전에는 모르는 겁니다 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전일, 문자가 왔어요. 2시 42분 현장매표소 및 굿즈 판대, 4시 42분 입장 대기 시작, 5시 12분 입장 시작한다고 나와 있었고, 제 마음도 같이 문자만 받고도 설레기 시작했어요. 전날 꼼꼼하게 수건까지도 모두 챙겨 놓고, 에어컨 없이 여름을 버티던 내가 다음날 뛰어놀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모텔을 예약해서 컨디션 조절하며 잠들었어요.
상상을 초월한 날씨였어요. 선풍기 온도계에는 32도가 찍히는데도 저는 자다가 깨서 샤워하고 잘만큼.. 에어컨 없이 버티고 있었거든요. 이럴 땐 전 제가 스쿠루지 같다는 생각 많이 합니다.
그리고 8월 5일 당일, 천안에서 일찍 히 출발하였으나, 더운 날씨로 인해 전반적으로 쳐질 수밖에 없는 날씨였어요. 그래도 기대가 되니 몸이 알아서 빠르게 움직여지더라고요.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잠실보조운동장으로 향하였죠. 매년 새롭게 진화하는 싸이의 콘서트답게 새로운 포토존과 풍선 인형들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네 갓싸이 재활용했네요. 싸이 형도 때로는 재활용을 할 줄 아네요. 조금 늦은 탓에 엄청 서둘러야 했어요. 원래대로라면 굿즈의 경우에도 필요성과 희귀성, 소장성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했지만, 나 저거 갖고 싶고 여자 친구가 저거 갖고 싶어 하니 사자사자사자사자 했더니 5만 5천 원 휙 사라졌어요. (나시티 2만, 야광봉 1만, 스티거 1만, 타월 1.5만)
막 정신없이 사 들고 왼쪽의 수영복 입은 싸이 캐릭터 앞에 사진 하나 찍고 부랴부랴 달려갔어요. 우리의 번호대가 정말 좋다는 것을 그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나서야 깨달았기 때문에, 우리는 놓칠 수가 없었거든요.
※ 현수막에 5시 12분 이후로 입장하시면 번호는 무효가 된다고 압박하는 글이 있어요 엄청 긴장되고 쫄리게(?) 됩니다.
입장하는 도중에 3가지를 줘요. 비옷, 파란색 비닐 가방, 35도의 날씨에 32도쯤 되는 생수 한 병이라서 미칠 거 같지만, 항상 같은 레퍼토리이죠. 배탈 날까 봐 따뜻한 거 드려요... 다 뻥이에요 돈 아끼려고 하는 거 알아요. 왜냐면 밖에서는 얼음물 바가지 씌워서 팔고 있거든요.
입장은 공연 시작 1시간 전에 번호 순서대로 이동하기 시작했어요. 이번 번호가 정말 앞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던 순간이었죠. 번호 순서대로 300명을 앞서 보내고도 도착했을 때 내 앞에 보이는 건 대략 30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었고, 정말 가까운 데서 볼 수 있었어요. 나머지 300여 명은 무대 주위로 뺑 둘러 있는데, 짐을 보관하기 위한 좋은 자리 선점이라 보면 돼요. 스탠딩이기 때문에 짐을 놔둘 곳이 없거든요. 아 오늘 정말 제대로 즐길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신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1시간이라는 대기 시간은 정말 길었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2018년도는 정말 18년도답게 미친 듯이 더웠거든요(ㅈㅅ) 입장 후 1시간 대기인 이 시간이 제일 지루하고 제일 힘들어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지쳐가는 게 보였어요.
그렇게 겨우 1시간 정도를 버틴 후, 6시 42분 스크린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작년 올나잇스탠드 이후 시작이구나라는 것을 감각적으로 느끼고 확인! 앞에 이래저래 설명에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콘서트 시작~!
드디어 갓싸이의 등장!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무대 Right Now~!! 그리고는 정말 미친 듯이 시간이 지나갔어요. 작년 올나잇 스탠드를 정말 미친 듯이 뛰어놀고 나서, 기억이 안 나서 이번에는 동영상 촬영을 진짜 많이 했어요. 그래서 싸이 형이 휴대폰 집어넣어라고 했던 말이 저한테 하는 말로 보일 정도였어요...ㅎ
하지만... 그 동영상이... 휴대폰 변경 때 다 소실되어... 전 여자친구와의 인증샷 말고는 남은 게 없네요..( 그때 이후로 시간 날 때마다 휴대폰 백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흠뻑쇼에서 빠질 수 없는 물대포를 올리고 싶어서 찾았는데 다 날아갔어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처음 싸이 형의 말대로 사람들이 점점 신생아로 돌아간다는 것을 보고 느꼈던 순간이었어요. 화장이 지워지고, 머리가 미역이 되고, 옷은 다 젖고 ㅋㅋ
간단하게 내가 느꼈던 장/단점을 정리해 봤어요.
- 여전히 딴따라 싸이의 공연은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요.
- 몰입하면 할수록 아쉬움이 남어요. 미치면 미칠수록 다시 미치고 싶은 그런 공연이에요,
- 나처럼 회사에서 꾸벅꾸벅 졸던 사람도 싸이 콘서트에서는 3시간 동안 방방 뛰게 돼요.
- 수영장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엄청난 물줄기가 쏟아져요. 다 젖어요 진짜예요.
- 싸이, 그레이, 로꼬, 쌈디... 다들 생수통에 있는 물 안 마시고 뿌리고, 쌈디도 물총 싸대고... 하나 되는 시간입니다.
- 싸이 형, 컨디션 X나 좋다면서요. 올나잇스탠드 5시간 해서 그거 기대하고 갔었는데 1시간 반 줄었어요 ㅠㅠ
- 솔직히 원나잇스탠드와 레퍼토리가 비슷해요. 원나잇스탠드 엄청나게 꾸며내는 것 대비해서 물대포가 다 긴 해요.
- 싸이형 콘서트에 제 생각에 전국에서 있는 여러 미친놈 중 하나는 와요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세요 ㅋㅋㅋ
아. 올해 여름 피서의 절정이었던 싸이 콘서트의 여행은 이렇게 끝났어요. 일단 한 번이라도 안 가 보신 분은 꼭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가격은 물론 비싸요. 그런데 한국에 이렇게 눈치 안 보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싶어요. 마치 해외 클럽에서 스테이지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느낌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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